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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은상] 민경희 - 독서는 힘이다! 함께 읽기는 가족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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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2-08-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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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힘이다! 함께 읽기는 가족 사랑이다!
 
민 경 희 (은상 수상 作)

유년시절 막내로 자라 늘 혼자였다. 다른 형제들은 도시로 또는 결혼하여 외지로 떠나 농촌 집에서 연로하신 부모님과 함께 지냈다. 유년시절의 외로움을 달래준 것은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이었다. 책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 천국이었다.
60년대 농촌 집에는 마땅히 읽을거리가 없었다. 유일하게 시골 동네 초등학교에 학교도서관이 있었다. 도서관의 가지런한 서가에는 다양한 제목의 책들이 가득하였다. 처음 책과의 만남의 동기는 책을 빌리면 대출대장에 이름을 쓰게 되어 있어서 책 뒷면에 이름자 올리는 맛으로 열심히 빌려봤다. 책에서 발견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나 글의 표현은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문처럼 가슴 설레게 하였다. 초등학교 시절 일기쓰기는 숙제였다. 매일 반복된 일상이어서 한 장 채우기가 어려워 낑낑대지만 책의 줄거리와 느낌을 쓰다보면 한 장 가득 금방 써내려 갈 수 있었다. 유년기 책과의 인연은 성장기 내내 갈급함의 샘이었고 삶의 자양분이 되어 주었다.
유년기를 지나 청소년기에는 폭풍처럼 방황의 시간이 왔다. 그때 읽었던 책은 간접 경험이었지만 번개처럼 스치는 빛과 함께 길이 되어 주었다. 아이를 키우고 학생들을 가르칠 때 어릴 적 책을 읽는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 것 같다.

주부가 되고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책 읽기를 통한 성장을 같이 하고 싶어졌다. 요즘 아이들은 멀티미디어와 스마트기기 등의 등장으로 책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 정보화기기를 통한 빠른 정보는 한 인간의 성장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손안에 정보창고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는 짧은 시간에 정보의 획득에는 의미가 있지만 깊은 성찰을 통한 사고력을 길러내는 데는 부족함이 있다고 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독서는 아이들의 인문학적 소양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감능력을 형성시켜주는 발판이 될 수 있다. 학창시절에 경험하는 직·간접적인 독서체험은 한 인간의 성장과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안다.
요즘 아이들은 바쁘다. 예전처럼 도서관에 여유 있게 앉아서 책을 읽지 않는다. 도서관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학원으로 향한다. 독서가 대학을 가는데 스펙이 되다 보니 책의 맛을 느끼기보다 책의 권수를 더해가고 있다. 이런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독서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치유되지 않는 아이들의 행동교정을 책을 통한 나눔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알기에 책읽기를 무엇보다 앞서서 권유하게 된다.
교사이기에 수업을 통한 독서교육을 강조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 자신의 성장 뿐만 아니라 미래의 주부로서 독서에 대한 필요를 느끼게 하고 싶다. 수업에서 읽기와 쓰기, 말하기를 시켜보면 매우 우려되는 점이 많다. 책 펴기를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독서는 교과와 연계해서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읽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댄다. 이를 해결해 주기 위해 학기 초 권장도서를 소개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수업시간에 과제처럼 책을 소개하고 읽기를 유도하였다. 교과내용이 풍성해지고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는 마중물과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 종합적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점이 교과서 밖 독서로 유인하기가 좋았다. 개별 구입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도서관 책 구입 시기에 신청하는 것도 좋다. 같은 책을 함께 이야기 할 시간을 모둠별로 준다. 함께 역할극 해보기, 저자에게 편지쓰기,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찬반 토의 등은 서로의 생각을 들으면서 감동이 배가 되고 수행평가도 쉽게 해결된다. 학생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역할을 주는 방법도 도움이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하다보면 산만함과 책 한권의 꼼꼼한 토의가 다 이뤄지지 않지만 놓쳤던 내용도 알게 되고 서로의 차이로부터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들은 안다. 책에서 답을 찾게 된다는 것을 안다. 마지막에는 실천교과로서 느낀 점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게 함으로써 성장하는 독서가 되게 하였다. 이들의 독서는 훗날 가족독서로 성장할거라는 믿음과 함께 책! 책!을 강조한다.

학교에서 하는 독서활동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에 독서활동이 있어서 매우 의미가 크다. 권장도서를 주되 수준을 3단계로 하여 책읽기 안내를 하는 것도 좋다. 좀 더 깊이 있는 독서를 위해서 독서동아리를 모집하여 지속적으로 독서토론을 하였다. 독서토론의 동기 부여를 위해 전문가를 초빙하여 주제 강의를 듣게 하였더니 독서의 필요성에 공감하였다. 지속적으로 참가한 희망 학생들을 대상으로 토론 동아리를 구성하였다. 공부와 병행하기에 월 1회 정도로 시기를 정하였다. 첫 번 모임에는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자유목록을 주고 각자 읽고 와서 느낌을 발표하게 하였다. 도서목록을 정하고 발표방법을 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진행자의 입장에서 발표할 때 각자의 수준과 내용 이해의 차를 고려하여 적절한 피드백도 필요하다.
첫 모임 이후부터는 도서목록을 정하고 발표방법을 정하는 것이 의미가 있었다. 읽고 느낀 점만 발표하다 보면 책의 흐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어서 발제문 형식의 질문을 안내하면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다. 독서토론의 백미는 각자의 생각을 공감할 때 느낌이 배가 되었다. 혼자보다 함께 읽기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고 본다. 독서 토론의 연장선으로 쓰기를 시도하면 독서의 성장에 훨씬 도움이 되었다. 독서일기를 서평쓰기 형식으로 제안하여 자유롭게 써보게 하였더니 처음에는 부담을 느끼다가도 책의 여운이 오래 가서 의미가 좋다는 반응이다. 독서토론을 진행하다보면 아이들의 생각이 얼마나 다양한지, 수용하는 마음가짐은 얼마나 순수한지를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좀 더 폭넓은 독서기회를 갖고 싶어 학교 밖 함께 읽기를 통한 독서모임을 하게 되었다. ‘나로부터 비롯되는 변화! 대한민국 독서혁명’타이틀을 가진 나비 독서모임에 나가게 되었다. 지정도서와 자유 도서를 선정해서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다. 나이, 성별, 직업도 다양한 구성원들은 책을 통한 변화를 하고 싶은 공통점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2주에 한권씩 책을 읽고 2시간 정도 나눔을 하는 형태이다. 모임을 이끄는 진행자가 있고 최소 6명이상 모둠별로 책 나눔을 한다. 토론은 읽은 내용에 대한 작가의 핵심 생각을 발췌하고 깨달은 부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그 내용을 삶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본·깨·적 독서법이다. 적용을 통해 각자의 인생관과 직업관이 바뀌는 변화는 독서가 주는 나비효과라고 볼 수 있었다. 책을 읽기만 할 때 는 덮는 순간 기억은 저만치 사라지는데 독서 토론을 함으로써 기억이 지속될 수 있어서 의미가 컸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토론은 각기 다른 생각을 얻을 수 있어서 더욱 풍요로운 한권의 책을 담아가는 기회가 되었다.
나비 독서모임은 토론과정이 시작되기 전에 발표자의 이름을 불러서 구호를 외쳐 힘을 내게 한다. 발표순서가 오면 이름자 뒤에“OOO 힘!”을 외쳐준다. 마무리에서는 성찰의 기회를 주고자 소감 한마디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한다. 분기별로 회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참여기회를 주고자 작가를 초청하여 독서 강좌를 마련한다. 일생 동안 저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기에 책 읽기의 의미를 홍보하는 기회도 되고 작가의 생각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넓어질 수 있어서 큰 의미가 있었다.
토론에 참여하고 나서 가족과의 독서모임으로 발전할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어느 날 남편이 책보다는 TV시청에 몰두하였는데 책상위에 놓아 둔 책을 집어 들고 몇 장 넘기면서 어느새 책속에 파묻히는 모습을 접하게 되었다. 가족들과 돌려 읽은 뒤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책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단절된 대화도 살아나고 깨닫지 못한 불만도 찾아주고 치유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독서모임에 오기 위해 책을 읽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해도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매우 자랑스러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교에는 학부모회가 있다. 학교 참여를 위해 학부모회의 역할이 미미하다보니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싶어졌다. 학부모회를 통해 기존 모임의 성격에 책읽기를 통한 독서모임을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권유하였다. 약간 망설임도 있었지만 10명 정도 참여의사를 밝혔다. 처음부터 힘들어 할 수 있어서 첫 시작은 동화책을 골라 인쇄하여 나눠드렸다. 진행자가 미리 준비한 발제 자료를 나눠드린 후 첫 모임을 하게 되었다. 첫 시작은 책 전반적인 소감을 나누는데 다행히도 첫 주자가 말문 열기를 먼저 하셔서 참여하신 모든 분들이 고루 발표를 하였다. 성공의 전략은 책 내용이 어렵지 않았고 말문 열기가 쉽도록 발제 자료가 제공되었다. 평소 가정과 자녀들을 키우느라 책을 읽지 못하거나 읽어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렸는데 함께 읽고 토론하다보니 기억에 남아 있어서 매우 좋아하셨다. 읽고 토론하다 보면 각자 삶의 이모저모를 들키기도 하지만 아픈 기억들에 대한 하소연과 함께 자가 치유도 되어 마음을 일으켜 주기도 하였다. 책의 두께와 내용은 얇고 평이한 수준부터 제시하여 부담을 최소화 한 점이 좋았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학교 밖 까페에서 토론회를 시도했다. 독서토론을 할 만한 공간을 찾아보면 격리된 방이 있다. 외부인과 차단된 공간에서 차를 마시면서 하는 토론은 심신이 고무되면서 더욱 풍성해 질수 있었다. 토론은 발제문을 자유논제와 선택논제로 나누고 거기에 대한 각자 느낌을 발표하여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한 반전의 시간도 되고 자신의 입장에 적용해 보는 기회도 된다. 독서토론모임이 활성화 되어 교육청 차원의 동아리로 등록하여 예산도 지원받게 되어 책 구입에 대한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었다. 교육청 차원의 학부모동아리 축제에 그동안 나눈 독서 토론에 대한 서평, 소감엽서, 내 마음의 글귀 캘리그라피 등의 전시까지 기획하여 멋진 전시회를 꿈꾸고 있다. “진즉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아이들과 일찍 책읽기를 했더라면! 좋았을 터인데”하는 반응이 곧 자녀의 독서 권유로 연결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부모가 독서의 맛을 알고 아이도 읽게 하여 함께 읽기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눈 경험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자발적으로 학부모 독서토론 모임을 지역신문에 독서활동으로 소개하고자 활동내용을 작성하고 기념사진도 찍고 매우 흥미롭게 참여하고 있어서 의미 있는 도전이었던 것 같다. 읽었던 책의 발제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서평 형식으로 써서 영원히 기억될 독립 출판 형식의 문집도 만들어 보자는 제안도 하신다. 함께 읽고 토론하고 함께 쓰기를 통한 삼박자 독서는 늘 가슴을 뛰게 하는 삶의 가치이고 힘이라고 본다.
엄마의 잔소리대신 책속 글귀를 인용한 쪽지편지에서 아이들은 마음의 양식이 되어 배부르게 성장한다. 사랑의 표현도 책선물이 좋다고 한다. 책을 받았을 때 가장 기뻐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