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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촬영 명소 대구 .4] 한국 항공영화의 독보적 로케이션 ‘K2’
Name : 관리자   Date: 2014-12-03   |   Hits : 2547



 



 



하늘 나는 전투기, 시원한 활주로…스크린, 대구 창공을 품다















 


1954년 개봉한 ‘출격명령’부터 2012년 한국 고공 액션 영화의 계보를 이은 ‘알투비: 리턴 투 베이스’까지, 국내 항공 영화의 거의 대부분이 대구 동구 K2에서 촬영됐다. 지난해 9월 대구시 동구 11전투비행단에서 열린 6·25전쟁 정전 60주년 공군작전 전승행사에서 F-4E팬텀이 축하비행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한국의 전투기 영화는 1954년의 ‘출격명령’, 64년의 ‘빨간마후라’, 65년의 ‘성난 독수리’, 68년의 ‘창공에 산다’, 76년의 ‘독수리 출격’ 등 손에 꼽을 정도다. 70년대를 마지막으로 전투기를 소재로 한 한국영화는 그 명맥이 끊어졌다. 그리고 2012년, 한국 고공 액션 영화의 계보를 잇는 영화 ‘알투비: 리턴 투 베이스’가 등장했다. 36년 만이었다. 전투기 영화는 매우 드물다. 특수하면서도 고난도의 촬영기법이 동원되어야 하고 공군의 전폭적인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우리나라 항공 영화의 거의 대부분이 대구 동구 K2 비행장에서 촬영되었다.





◆ 최초의 고공 액션 영화‘R2B: 리턴 투 베이스’(2012)

 










 

정지훈 주연의 영화 ‘R2B: 리턴 투 베이스’의 배경은 대구 동구 K2의 공군 제11전투비행단으로, 보안상 공개되기 힘든 공군기지 내부와 각종 장비, 기체 모습, 비행장 내 정비격납고, 시뮬레이터실, 이글루 등을 디테일한 영상에 담아 화제가 됐다.

2012년 개봉된 김동원 감독의 영화 ‘R2B:리턴 투 베이스’는 군 지원 자체만으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정지훈, 유준상, 신세경, 김성수, 이하나, 이종석, 정경호, 조성하, 오달수, 정석원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다시 한 번 더 화제가 되었고, 우리나라 최초의 고공 액션 드라마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RTB(Return To Base)’, 평소 조종사들이 임무를 마치고 기지로 귀환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러나 전시에는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라’는 각별한 의미도 담겨있다. 영화는 서울 상공을 배경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적에 맞서는 21전투비행단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의 배경은 대구 K2의 공군 제11전투비행단. 공군 남부전투사령부 예하의 한반도 남부 영공 방위를 담당하는 전투부대로 보통 ‘11전비’라고 부르며 최신예 전폭기인 F-15K 슬램이글 60대를 운용하고 있다. 11전비는 영화 속에서 21전투비행단으로 등장한다. 주연 기체인 F-15K 슬램이글은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기다. 그 외에도 국산 전투기인 TA-50과 T-50이 스크린 데뷔를 했고, E-737 피스아이 같은 비교적 보안에 민감한 기체도 등장한다. 공개되기 힘든 공군기지 내부와 각종 장비, 기체의 디테일한 모습, 조기경보기, 레스큐 팀의 훈련장면 등도 볼 수 있다.



실제 촬영시간보다도 안전 브리핑이 몇 배나 더 길었고, 최첨단 전투기의 실제 비행 모습을 근접해 찍는 항공촬영도 허락되었다. 배우들은 사전 제작 단계에서 실제 조종사들이 받는다는 가속도 내성 강화훈련을 받았고, F-15K 후방석에 탑승해 전투기동을 체험하는 기회도 가졌다고 한다. 고공 근접 촬영은 할리우드의 전문 항공촬영 팀인 울프에어사의 ‘Lear Jet’를 도입해 진행했다. 헬기 구출장면에서는 실제 항공구조사 요원들이 참가해 지상 및 해상침투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비행장 내 정비격납고, 시뮬레이터실, 이글루 등은 영화의 주요 배경 장소다. 정비격납고는 세영(신세경)과 태훈(정지훈)이 처음 만나고 서로를 알아가는 장소다. 항공기에 직접 탑승하기 전 비행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훈련하는 곳인 시뮬레이터 실은 철희(유준상)와 태봉(정경호)이 보라매공중사격대회를 위해 열심히 연습하는 곳으로 등장한다. 영화에는 탑건 출신인 이진욱 비행대대장이 살짝 등장하기도 했는데, 영화 속 손은 모두 그의 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외에도 대구의료원, 대구 에어포트 호텔 등이 배경으로 등장했다.





◆ 한국 최초의 항공영화 ‘출격명령’(1954)

 










 

달성군 출신의 유치곤 장군을 실제 모델로 한 ‘빨간마후라’와 파일럿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창공에 산다’, 한국 최초의 항공영화 ‘출격명령’ 등은 국내 전투기 영화의 대표작으로 K2에서 촬영됐다.


1954년 홍성기 감독의 ‘출격명령’은 한국 최초의 항공영화이자 본격적인 전투 실사영화다. 공군 소속의 파일럿인 집길과 택이가 간호장교인 매리를 동시에 사랑한다는 플롯 위에 목숨을 건 전우애를 그린 영화다.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던 염매리가 간호장교 매리 역을 맡았고 이집길과 전택이가 상대역이었다. 영화 ‘출격명령’이 촬영된 곳 역시 대구 K2 비행장(동촌 비행장)이다. 실내 촬영은 대구 동산병원을 무대로 했다.



50년대 동란기의 영화인들은 대구, 부산, 진해 등지로 피란해 활동했다. 휴전이 되고 모두가 서울로 돌아갈 때, 홍성기 감독은 신상옥 감독과 함께 대구 공군정훈감실 소속의 공군 촬영대에서 영화 ‘출격명령’을 촬영하고 있었다. 촬영감독은 당시 공군 소령이었던 정인엽이 맡았다. 공중 신을 담기 위해 감독이 직접 카메라를 메고 비행기에 올랐다가 구사일생으로 귀환했다는 얘기도 있다. 



카메라는 ‘시네플렉스’라는 미제 고물 카메라였다. 정품 필름은 구경할 수도 없었고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항공 정찰 용 필름을 사용했다. 사용연한이 지난 것도 많았는데, 그런 것들은 감도가 떨어져 날씨가 조금만 흐려도 찍히지 않았다. 조명기는 국방부를 통해 지원받았다. 그것은 우리 국군이 평양까지 진격했을 때 평양영화촬영소에서 노획한 물건이었다. 엄청나게 무거웠던 이 조명기는 당시 영화인들에게 ‘소제 라이트(소련제 조명기)’라고 불렸고, 50년대 제작 현장에서 꾸준히 활용되었다. 녹음실은 대구 칠성동의 방직공장에 마련했다. 제작이 늦어지면 ‘대한뉴스’와 ‘국방뉴스’를 녹음하기도 했다.





◆ 달성 출신 유치곤 장군을 실제 모델로 한 ‘빨간 마후라’(1964)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하늘의 사나이는 빨간 마후라 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르고 구름 따라 흐른다. 나도 흐른다. 아가씨야, 내 마음 믿지 말아라. 번개처럼 지나갈 청춘이란다.’



공군을 떠올리면, 벌써 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황문평이 만들고 자니 브라더스가 부른 이 노래는 영화 ‘빨간 마후라’의 주제곡으로 등장해 국내는 물론 동남아 일대를 휩쓸었다. 



영화 ‘빨간 마후라’는 대구 달성군 출신의 유치곤 장군을 실제 모델로 한 영화다. 고(故) 한운사가 각본을 쓰고 한국 영화사의 거장 신상옥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신영균, 최은희, 최무룡, 윤인자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했다. 전쟁을 배경으로 전투기 조종사들의 군인 정신과 의리, 그리고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하늘을 나는 전투기, 시원한 활주로, 그리고 컬러 필름에 담긴 빨간 머플러로 관객을 압도한 1960년대 최고의 히트작이었다. 



영화가 촬영된 곳이 (수원 비행장과) 대구 동촌 비행장이다. 피란으로 대구에 머무르고 있던 신상옥 감독은 공군본부 정훈감실에 소속되어 활동을 하던 중 이 영화의 감독을 맡게 되었다. 당시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86 세이버(Saber)가 등장하는 등 공군본부의 협조가 컸다. 카메라를 비행기에 부착해 촬영하기도 했고, 특히 극중 신영균이 탄 조종석에 총알이 박히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일등사수가 비행기 유리에다 총을 쏘아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공중촬영과 특수 촬영, 그리고 그 스케일은 당시 국제적 수준을 능가할 정도로 완벽하다는 평을 들었다.





◆ 파일럿의 사랑과 우정 그린 ‘창공에 산다’(1968)



기획은 일찍 되었지만 ‘빨간 마후라’로 인해 뒤로 미뤄져 1968년에 발표된 것이 이만희 감독의 ‘창공에 산다’다. 파일럿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청춘 영화로 신성일, 장동휘, 남정임 등이 출연했다. 60년대 리얼리즘의 대명사였던 이만희 감독은 파일럿의 힘든 훈련과 동료의 죽음, 사랑의 고통 등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공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영화 ‘창공에 산다’에는 당시 최신예 전투기였던 F-5 전투기가 등장한다. 이석기 촬영감독은 직접 전투기에 탑승해 목숨을 건 촬영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 영화를 촬영한 곳이 대구의 K2였다고 한다.



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공동 기획 : 대구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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