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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촬영 명소 대구 .5] 비슬산이 품은 달성, 카메라가 담은 달성
Name : 관리자   Date: 2014-12-10   |   Hits :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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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촬영 명소 대구 .5] 비슬산이 품은 달성, 카메라가 담은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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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촬영 명소 대구 .5] 비슬산이 품은 달성, 카메라가 담은 달성









쫓고 쫓기던 대길·태하, 그 바위산에서 ‘추노’의 추억을 좇다















 


드라마 ‘추노’는 마지막까지 추격전이 벌어진다. 최종회에서 철웅 일당은 대길과 태하를 쫓고, 설화는 대길을 쫓는다. 그들이 올랐던 바위산 장면을 촬영한 곳이 바로 비슬산 대견사지 암괴류 일대다.












 

1932년 이규환 감독의 데뷔작 ‘임자 없는 나룻배’는 화원읍 낙동강변의 사문진 나루터에서 촬영됐다. 현재 사문진 나루터에는 촬영지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영화 페이스메이커에서 주인공 만호가 치킨 배달을 하며 얹혀 살았던 친구의 가게 ‘대박치킨’은 논공에 있는 한 건강원을 개조해 촬영했다. 지금도 영화 촬영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1천m가 넘는 고산준령, 대구의 어머니 산, 비슬산. 산꼭대기에는 옹골찬 바위들이 흰머리독수리마냥 강기로 번뜩이고, 산비탈에는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바위가 천둥처럼 널려 있다. 그런가하면 호랑이 등뼈같은 능선을 따라 국내 최대의 참꽃(진달래) 군락지가 광활하게 펼쳐지고, 부드럽게 팔을 뻗은 지맥은 저 아래 현풍의 들과 굽이치는 낙동강을 한없이 깊게 껴안는다. 천기와 지기가 만나는 곳이라 했던가, 이 산. 호방하고도 장쾌하고, 청신하면서 위압적이며, 열병같은 타오름이고 서걱대는 냉담이다. 카메라는 이 산이 품은 다양한 얼굴들을 사랑했다. 







◆춘추와 유신, 삼한일통을 맹세하다…드라마 ‘대왕의 꿈’(2012~2013)



안개구름 낀 험준한 바위산을 오르는 춘추와 유신. 정상에 다다르자 하늘은 푸르게 열리고, 까마득한 아래엔 희부연한 세상이 펼쳐져 있다. 춘추는 말한다. 



“여기가 삼한의 한복판이자 하늘과 맞닿은 가장 높은 곳이오. 저 북쪽 너머가 고구려 땅이고 저 강 남쪽에 백제의 옛 도성이 있소. 고구려와 백제를 물리치고 신라 중흥을 이루신 진흥대왕 순수비 앞에서 형님과 삼한 일통의 맹세를 하고 싶소.” 



우리 역사상 최초로 난세를 평정하고 통일국가를 완수했던 태종 무열왕 김춘추와 삼국 통일의 주역을 다룬 드라마 ‘대왕의 꿈’의 한 장면(6회)이다. 아직 소년의 티를 벗지 못한 춘추와 유신이 처음으로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 앞에서 삼한일통을 맹세한 이 장면은 80회가 넘는 대하드라마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비석 앞에 두 소년이 서 있다.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 병장기를 녹여 농기구를 만드는 태평한 세상”에 대한 꿈을 카메라는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움직이며 높이와 깊이와 넓이로 보여준다. 



춘추와 유신이 삼한통일을 맹세하던 장면을 촬영한 곳이 바로 비슬산이다. ‘대왕의 꿈’은 정통 사극이다. 하여 ‘역사를 최대한 사실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촬영의 기본 방향이었다 한다. 진흥왕 순수비는 거칠 것 없는 비슬산의 정상 부근, 신라고찰 대견사가 자리했던 중생대 백악기의 화강암 거석들 위에 세워졌고, 카메라는 비슬산의 웅장한 얼굴을 진지하고 묵직하게 담아냈다.







◆겨울 진달래가 사선의 능선을 뒤덮다…‘드라마 추노’(2010)



역사와 허구를 오가며 트렌디한 사극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드라마 ‘추노’. 몰락한 양반 출신 추노꾼 대길(장혁)과 도망 노비가 된 무사 태하(오지호)의 삶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계급 갈등을 정면으로 다룬 드라마다. 배경에는 양란 이후 벌어진 인조반정, 그리고 궁 안의 정치와 암투가 깔려 있다. 그러나 드라마가 직시하는 곳은 민초들의 삶이고, 주요 무대는 저잣거리며, 주인공은 새로운 시대를 꿈꾸지만 가진 거라고는 몸뚱이밖에 없는 이들이다.



‘쫓고 쫓기는 추격’은 이야기의 동력이었고 드라마는 일종의 로드무비였다. 한국적 영상의 구현을 위해 우리의 자연 풍광이 돋보이는 장소를 찾아내야 했고 따라서 방대한 로케이션은 불가피했다. 추격은 마지막까지 끝나지 않는다. 최종회까지 철웅(이종혁) 일당은 대길과 태하를 쫓고, 설화(김하은)는 대길을 쫓는다. 



그들이 올랐던 바위산, 저 아래는 한 치도 보이지 않았던 그 암봉은 비슬산 대견사지 암괴류의 거북바위 앞이다. 비슬산의 진달래 군락지에서는 대길과 태하 그리고 언년이가 만난다. 모든 계절을 떠나보내고 이제 앙상한 가지만이 무성한 진달래 고원에서 그들은 만난다.



“내 갈 길은 내 가야지.”



“미친놈! 세상이 만만하면 내가 숨어살자고 하겠냐.”



‘추노’의 마지막 장면은 비슬산에서 보는 일출이다. 높이 솟은 태양을 보며 도망 노비 초복이 은실에게 말한다. 



“은실아, 저 해가 누구 건지 알아?” “누구 건데요?” “우리 거.” “왜요?” “왜나면, 우린 한번도 가져보지 못했으니까.” 







◆비슬산의 봄 그 황망한 아름다움을 담다…영화 ‘정’(1999)



때는 19세기 초, 16살 소녀는 꼬마신랑과 결혼한다. 칼바람보다 매서운 시집살이에도 이력이 붙은 어느 날, 유학 갔던 남편은 신여성과 함께 돌아온다. 



“서로 좋아하는 것이 어디 누구 탓이것소. 더군다나 요러콤 곱고 많이 배운 색시를 좋아하는 건 당연한 일이것제. 다 연분이 따로 있는 모양이여.” 어느새 ‘기막힌 처지는 싹 잊어버리고, 그들의 절실한 마음이 외려 안쓰러워 보이더라’는 여인은 집을 떠난다. 



배창호 감독의 15번째 영화 ‘정’이다. 가련하고, 기구하고, 강인하고, 종내는 행복한 한 여인의 삶을 따뜻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린 이 영화는 감독 자신이 우리 정서의 본질이라 여기는 정을 우리 땅의 아름다운 색을 담아 표현했다. 감독은 “한국의 아름다운 색감, 그리고 내가 컬러 영화를 한다는 것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찍은 영화가 정”이라 말했다. 



푸르스름한 이른 새벽, 여인은 어제와 같은 오늘이라는 듯 장독대를 들여다보고는 집을 나선다. 아무도 모르게, 가슴에 보따리 하나만을 안고. 처연하고 홀가분하게 진달래 꽃길을 걸어간다. 봄의 비슬산이다. 바람은 차나 꽃은 핀다. 꽃은 피고 지고, 또 피어난다는 것을 말해주려는 듯, 여인은 비슬산의 분홍꽃길을 걸어간다.







◆비슬산이 감싼 인흥마을…‘황진이’(1986)와 ‘씨받이’(1986)의 무대



비슬산의 지맥이 북쪽으로 부드럽게 내려와 안온하게 감싼 땅 화원읍에 남평 문씨 세거지인 인흥마을이 있다. 격조 높은 집들과 단정한 돌담길, 그리고 수려한 고목들이 고풍스러운 정취를 자아내는 전통한옥마을이다. 이곳의 종가인 죽헌종택과 수백당(수봉정사)는 1986년 임권택 감독이 강수연 주연의 ‘씨받이’를 촬영한 장소다. 마을의 가장 안쪽에 자리한 광거당(廣居堂)에서는 같은해 배창호 감독, 장미희 주연의 영화 ‘황진이’가 촬영됐다. 







◆낙동강 뱃사공이 있던 시절…영화 ‘임자 없는 나룻배’(1932)



화원읍 낙동강 가의 사문진나루터는 1932년 이규환 감독, 나운규 주연의 ‘임자 없는 나룻배’가 촬영된 곳이다. 감독의 데뷔작이었던 ‘임자 없는 나룻배’는 일제강점기 ‘조선의 3대 명화’이자 일제에 항거하는 민족정신과 리얼리즘 정신을 뒷받침한 우리 영화의 대표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감독은 1904년 중구 인교동에서 외아들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찰리 채플린의 작품을 보며 영화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한다. 1932년 ‘임자 없는 나룻배’를 발표하며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영화를 촬영한 사문진에는 지금 ‘영화 임자 없는 나룻배 촬영지’ 표석(標石)를 세워져 있다.







◆타인을 위해 달리는 사람…‘페이스메이커’(2012)



비슬산의 서쪽 아래 논공읍에서는 김명민, 안성기, 고아라가 출연 한 영화 ‘페이스메이커’가 촬영됐다. 



달리는 것이 좋은 사람, 달리는 것 외엔 무엇에도 소질이 없는 사람, 그러나 타인을 위해서만 달려야 했던 사람, 주만호(김명민). 그의 또 다른 이름은 형이고 페이스메이커였지만 단 한번은 자신을 위해 뛰고자 했던 마라토너의 이야기다. 



영화에 등장하는 달성은 논공읍 북리 달성1차 공단 일대다. 옛 유가초등학교 한정분교(현 대구창의공간)는 주인공의 어린 시절 학교로, 만호를 찾아 온 지원(고아라)과 정글짐에 올라 이야기하던 장소 등으로 나왔다.



두 사람이 버스를 기다리던 곳은 현재 성요셉요양병원 버스정류장이다. 지원이 지지와 고마움으로 만호를 포옹하던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그 외에도 달성군민운동장, 성원아파트 등 공단 일대는 만호의 일상 전반에 깔려 있다. 



특히 만호가 치킨 배달을 하며 얹혀살던 친구의 가게 ‘대박치킨’은 논공의 한 건강원을 개조한 곳으로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나 진짜 마지막이라도…내가 좋아하는 거 해 보고 싶다. 30㎞가 결승점이 되는 게 아니라 출발점이 되는 거. 종수야, 나 그렇게 못하면 정말 후회할거 같다.” 



만호의 꿈을 위해 함께 달려주기로 작심한 치킨집 사장이자 착한 친구 종수(조희봉)는 외친다. 



“그래, 마지막을 한번 걸어보자! 대박치킨 육상 팀 전지훈련 스타트다!”



치킨 봉지를 들고 달리는 그들의 뒤에 소박하게 펼쳐져 있던 세상이 달성이었다. 



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공동기획:대구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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