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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영화·드라마 촬영명소 대구 .1] 영상 로케이션 1번지 계명대 대명캠퍼스(上) | |||||||||
Name : 관리자 | Date: 2014-11-24 | Hits : 3801 | ||||||||
[영화·드라마 촬영명소 대구 .1] 영상 로케이션 1번지 계명대 대명캠퍼스(上) 60∼80년대 격동의 시대, 거칠고 아팠던 청춘들의 이야기···그곳에 있었네 ▶▶시리즈를 시작하며 대구는 회색도시의 거친 겉모습과 달리 시대를 초월한 다양한 풍경이 공존한다. 속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뜻밖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대구다. 근대의 아련한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기도 하고, 이국적인 색채가 곳곳에 펼쳐지기도 한다. 산과 강은 물론이고, 소박하지만 낭만적인 캠퍼스의 풍경도 일품이다. 이 때문에 대구는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드라마와 영화를 보다 보면 대구의 낯익은 풍경이 자주 눈에 띈다. 최근 막을 내린 인기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는 스파밸리와 허브힐즈, 화원동산, 동구 단산지에서 촬영됐다. 국민 드라마였던 ‘모래시계’와 ‘사랑비’, 그리고 영화 ‘동감’은 계명대 대명캠퍼스가 주요 촬영지였다. 그뿐만 아니다.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와 ‘임자없는 나룻배’ 등 1900년대 작품의 배경도 대구였다. 여기에 일부 인기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는 대구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은 대구시와 공동으로 ‘영화·드라마 촬영명소 대구’ 시리즈를 연재한다. 대구에서 촬영된 영화와 드라마를 발굴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촬영지 스토리는 향후 대구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콘텐츠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담한 캠퍼스, 고등학교처럼 풋풋한 정문이다. 아름드리 히말라야삼나무가 숲을 이루고, 고목과 꽃들로 조경이 된 정원은 작은 공원이다. 그 속에 붉은 벽돌로 지어진 서양풍의 건물들이 고즈넉하게 자리 잡았고, 푸른 담쟁이넝쿨이 붉은 건물을 뒤덮었다. 근대를 상징했던 붉은 벽돌에는 시간의 기억이 생생히 살아 있지만, 한사코 다시 피어나는 푸른 이파리들처럼 시대를 초월한 얼굴을 가진 곳이 바로 계명대 대명캠퍼스다. 인위적인 설정이 아닌 있는 그대로가 드라마적인 장소, 그래서 전설적인 드라마 ‘모래시계’의 김종학 감독은 “영화 촬영을 위한 최적의 캠퍼스”라 극찬했고, 수많은 영화 관계자들은 “살아있는 세트장”이라 평가했을 터…. ◆ 거칠고 아팠던 生, 그리고 가장 평화로웠던 시간을 담은 드라마 ‘모래시계’(1995) 6·25전쟁 이후 한국사의 격동기였던 1970년대 초에서 80년대 말까지, 드라마 ‘모래시계’는 각자의 짐을 지고 젊은이로 성장한 태수(최민수), 우석(박상원), 혜린(고현정) 세 사람의 20년을 이야기한다. 드라마 속에서 계명대 대명캠퍼스는 우석과 혜린의 대학시절, 지난했으나 열정에 찬 시절의 ‘유적’이다. 1976년 봄, 드라마 속 계명대 대명캠퍼스는 ‘유신 철폐 시험거부’를 외치는 목소리로 가득하다. ‘시험거부’라는 집단행동을 거부한 우석은 그들에게 불려가 추궁을 당한다. 우석은 말한다. “왜 안 되죠? 왜 반대를 하면 안 되죠? 반대를 용납하지 못하는 건 독재라고 배웠는데. 아닙니까?” 의연하게, 망설임 없이 말하는 우석의 모습은 어린 시절 이미 알아버린 세상, 그로 인해 만들어진 내적이고 외적인 기준, 그리고 이후 그가 보여 줄 정의의 성격을 보여준다. 시험거부를 외치는 시위 장면과 집단행동을 거부한 우석이 추궁당하는 장면은 계명대 대명캠퍼스 아담스관을 중심으로 촬영됐다. 시위에 참가하지 않고 강의실에서 시험을 치르는 우석의 모습도 아담스관이 배경이 되었다. 혜린은 대학 신입생이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아버지의 차가움을 보며 성장한 그녀의 내면에는 정의에 대한 동경과 따뜻한 관계를 향한 갈구가 있다. 혜린은 자신의 배경을 숨기고 학생운동에 투신한다. 그러나 특권층이라는 자신의 배경은 언제나 작동 중이었고, 그러한 그녀의 내면을 지배하는 것은 부끄러움이었다. 선술집에서 혜린을 처음 본 우석은 도서관에서 그녀를 다시 보게 된다. 우석은 책 사이로 그녀를 훔쳐본다. 혜린은 그런 그의 시선을 느낀다. 계명대 도서관에서 찍은 이 장면은 이후 각종 영상에서 ‘도서관에서의 엿보기’가 등장할 때마다 회자된다. 이후의 계명대 구내식당 장면은 가까워진 두 사람을 훈훈하고 풋풋하게 담아낸다. 카메라는 그들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우석은 자신의 라면을 혜린에게 준다. 자신이 하던 아르바이트도 혜린에게 준다. 회전하던 카메라가 멈춘다. “우석씨” “어?” “나 나중에 우석씨 같은 사람한테 시집갈 거야” 우석과 혜린의 모습을 담아냈던 구내식당은 커피숍 겸 음식점으로 바뀌었다. 각자의 신념으로, 각자의 길을 가지만, 이제 그들은 서로를 찾고, 만난다. 그들의 만남은 행복하고, 즐겁고, 평화롭다. 우석은 계명대 노천강당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혜린은 그의 다리를 베고 누워 잠들어 있다. 우석은 책을 들어 혜린의 얼굴에 그늘을 만들어준다. 이때 우석의 음성이 흐른다. “사람이 살면서 지켜야 할 사람 하나와 지켜야 할 바른 뜻 하나만 있으면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다고요. 그런 의미에서 아버지, 전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행복하고 평화롭습니다.” 뜨거운 청춘과 치열한 젊음, 그 속에서 가장 평화로웠던 한 순간이다. 드라마에서 계명대는 우석과 혜린의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받치고 있다. 행복과 평화의 의미는 서로 달랐을지라도. 그리고 행복은 너무 짧았다. ◆ 영원한 아픔, 영원한 그리움이 된 순간이 그곳에 있었네, 영화 ‘그해 여름’(2006)
1969년, 그해 여름 대학가는 3선 개헌 반대로 술렁이고 있었다. 부유한 세력가의 아들 윤석영(이병헌)은 치열한 정치적 번민을 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겉도는 인물이다. 석영은 그를 유일하게 친구로 대해주는 균수(오달수)를 따라 농촌봉사활동을 간다. 마냥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에서 석영은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서정인(수애)을 만난다. 정인은 ‘빨갱이의 딸’이다. 월북한 아버지로 인해 대물림된 공동체의 미움 속에서도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여자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고, 함께 서울로 올라간다. 2006년 개봉한 영화 ‘그해 여름’은 1969년을 배경으로 대학생 석영과 시골처녀 정인의 짧은 사랑을 그린 영화다. 제작진은 ‘60년대는 아득한 옛날보다 우리에게 친숙한 시대지만, 난감하게도 시대극은 현재와 가까울수록 구현하기 어렵다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전국을 샅샅이 뒤져 찾아낸 정인의 마을은 영천의 임고다. 제작진과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논농사를 짓고 밭을 매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석영이 다니는 학교는 계명대 대명캠퍼스다. 노천강당에서는 학생들의 3선개헌 반대 집회 등이 촬영되었다. 미팅 장면이 촬영된 곳은 대구 중구 공평동 고전음악 감상실 ‘하이마트’. 드라마에서 하이마트 실내는 다방으로 변신했고, 스피커에서는 키 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가 흐르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함께 서울로 온 두 사람은 석영의 휴학을 위해 학교로 간다. 천천히 캠퍼스를 거닐던 그들 뒤로 시위 직전의 긴박감이 준동하고 있다. 두 사람이 걷던 길은 계명대 바우어관과 쉐턱관 일대다. 팬들은 그곳을 ‘뵨사마 산책로’라 부른다. 이곳에서 시위대와 진압대의 격돌이 일어나고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된다. 단지 시위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수감되고, 빨갱이의 딸이라는 이유로 간첩죄를 뒤집어쓴다. “간첩죄로 잡혀 들어가고 싶어? 너 그 여자는 모르는 사람이야. 명심해.” 아버지의 당부대로 석영은 정인을 부정한다. 그해 여름, 최루탄을 맞고, 곤봉에 쓰러지고, 감옥에 갔던 이들 속에 고문이 무서워 사랑하는 사람을 부정했던 이의 아픔과 자기 환멸이 있었고, 이후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했던 사람도 있었다고 영화는 말한다. ◆ 가슴 아픈 시대, 청춘들의 시간을 그려내다…‘백야 3.98’과 그 외의 드라마 드라마 ‘모래시계’ 이후 김종학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것은 3년 뒤인 1998년, 재미작가 한태훈의 동명소설을 토대로 한 드라마 ‘백야 3.98’이다. 핵무기와 관련된 음모를 둘러싼 남북한과 해외 정보기관의 첩보전을 그린 대작으로 러시아 평원,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광활한 무대가 배경이다. 이국적인 볼거리가 가득했던 드라마에서 감독은 다시 한 번 계명대를 무대로 선택한다. 드라마의 초반, 4월 혁명의 시위장면이 캠퍼스 전역에서 촬영되었고, 주인공 민경빈(이병헌)의 공군사관생 시절이 계명대 노천강당과 시청각실 등에서 촬영되었다. 시위장면에서는 대경전문대 연극영화과 학생 30여명이 출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김종학과 최윤영이 공동 연출한 2001년 드라마 ‘신화’에도 계명대가 등장한다. 김지수, 박정철, 최강희 등이 출연한 ‘신화’는 70~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사랑과 야망과 배신과 복수를 무게감 있게 드러낸 드라마다. 60년대에서 80년대까지,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청춘들의 이야기 속에 계명대는 단골로 등장했다. 70년대를 배경으로 유동근, 최수종, 채시라가 열연했던 드라마 ‘야망의 전설’(1998)과 같은 70년대가 배경인 드라마 ‘죽도록 사랑해’(2003), 60년부터 2000년대까지를 배경으로 두 남자의 엇갈린 운명을 그렸던 ‘에덴의 동쪽’(2008) 등 가슴 아픈 시대 청춘들의 시간이 계명대를 배경으로 그려졌다. 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공동 기획 : 대구광역시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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